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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뉴스

방송,영화 각종 미디어 단골손님, 1989벤츠300sel

by RIVE 2021.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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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300sel

오늘날의 고성능 세단들은 300 마력은 기본으로 넘어가지만, 저 자동차는 당시 평범한 독일 시민들은 40마력의 폭스바겐 비틀이나 타고 다닐때 등장했다는 점은 감안해야겠습니다. 저 차를 당시의 스포츠카와 비교해봐도, 가장 강력한 포르쉐 911이 기껏 해야 130 마력 정도나 뿜어내던 시절에 300마력의 V8 괴물이 등장한거죠. 당시 사람들에겐 저 스펙이 얼마나 충격적이었을까요.

네이버 이미지

하지만, 사실 그렇게 생각하는게 자연스러운 것이, 따지고 보면 저건 메르세데스 벤츠가 최고급의 럭셔리 리무진을 만들면서 중간에 덤태기로 등장했던 부산물같은 자동차거든요. 그 자동차는 바로 메르세데스 벤츠 600으로서, 이게 없었다면 아마 300 SEL 6.3도 등장하진 못했을겁니다.

 

역사

메르세데스 벤츠 600도 따지고 보면 벤츠의 역사에 매우 중요한 자동차입니다. 90년대 벤츠의 최고급 라인업으로 부활했던 마이바흐의 모델이었다고 할 수 있는 자동차로서, 전 세계의 이름높은 월드스타들과 악명높은 지도자들의 자가용으로 쓰였습니다. 엘비스 프레슬리, 니콜라이 챠우세스쿠, 김정일 등등은 당시 평범한 사람들은 상상조차도 못했을 벤츠 최강의 럭셔리 자동차를 타고 다녔던 주인들의 극히 일부죠.

문화적 및 역사적 가치 이상으로도 이 자동차가 벤츠의 역사에 특히나 중요한 이유는 이 자동차가 바로 메르세데스 벤츠 최초의 8기통 엔진인 M100을 장착하고 등장했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 자동차를 구입할 자본이 있는 (물론 그 자본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벤츠는 캐묻지 않습니다) 전 세계의 귀빈들을 위해 만들어진 자동차인만큼, 메르세데스 벤츠는 이 엔진의 제작에 단 한푼도 아끼지 않았죠.

모든 엔진은 수제작으로 제작되었으며, 저 위의 사진에서도 볼 수 있는 웅장한 차체를 움직일 수 있도록 출력도 강력, 그리고 높은 기어에서 고속순항을 할 수 있도록 토크도 강력했습니다.

최고급 리무진에 사용하기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엔진이었습니다만, 벤츠 내의 엔지니어들은 이 엔진을 리무진에만 사용하기엔 너무 아깝다고 생각했습니다.

 

탄생

우연히 제작되어 급하게 판매되고 모터스포츠에 나가서도 한번의 반짝 포디움 이후론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지만, 제가 보기엔 이 자동차 만큼이나 "럭셔리 자동차 제작자" 로서 뿐만이 아니라 "고성능 스포츠카 제작자" 로서 메르세데스 벤츠의 방향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 자동차는 없는 것 같거든요.

공식적으로 이 자동차는 1972년까지 6,526대가 생산되며 더 일찍 등장한 직렬 6기통 W109 섀시 차량들보다 더 높은 판매량을 갱신했고, 이 자동차의 깜짝 성공에 고무된 벤츠는 1970년부터 W108 섀시로도 V8 엔진을 장착한 세단들을 제작하기에 이릅니다.

70년대가 넘어서도 벤츠는 꾸준히 V8 세단들을 제작했고, 이 때 만들어진 엔진들은 그룹 C 내구레이스의 전설인 사우버 C9에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오늘날은 고성능 벤츠와 V8 엔진은 서로 떼어놓고 생각하기가 힘듭니다. 이 모든 일들이 심심했던 시제차 엔지니어와 어느날 창문 너머로 그르렁거리는 V8 소리를 들었던 승용차 개발부 팀장이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게 너무 재밌고, 어찌보면 낭만적이고, 한편으론 터무니없기도 해요.

 

성능

스트로크가 짧은 피스톤이 1-5-3-6-2-4 균등간격으로 폭발하며 3미터에 가까운 프로펠러 샤프트를 구동시킵니다. 아무래도 굼뜬 초기 가속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는 그 동안 내가 얼마나 촐랑대며 급출발을 했왔는지 참회의 시간을 갖게하더군요. 때문에 감속시에도 같은 박자로 차분해지고 이래저래 여유있는 매너운전이 자동으로 실행됩니다.

괜스레 93.1Mhz 클래식FM이라도 틀어놓고 바쁜 마음 추스리며 한결 여유를 되찾게 해주는 마력이 있습니다.

 

그렇긴해도 실용한계영역인 5700rpm까지 꾸준히 상승하는 출력특성과 고속에 유리한 자동 4단 기어비 세팅은 절대 부족함이 없는 고속크루징을 가능케합니다. 300SEL이 북미시장에서 성공한 이유를 이 대목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점은 톨게이트 진입 전 설정한 오디오 볼륨을 더 올리지 않아도 될 정도로 고속에서의 정숙성이 놀라운데 특히 풍절음은 속도에 관계없이 매우 절제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풍동하드웨어나 전산해석 기술이 부족했던 그시절 벤츠만의 공기역학설계는 워낙 탁월하긴 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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